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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우뚝 자란 이현주 작가의 두 번째 창작그림책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과 담백한 글로 빚어낸 자전적 이야기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로 2012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현주 작가가 4년 만에 신작 《나무처럼》을 선보입니다. 전작에서는 아이의 순수한 상상력을 마음껏 그려냈다면, 《나무처럼》에서는 한층 깊어진 눈길로 세상과 우리 삶을 들여다봅니다. 작가의 오랜 기다림과 노력이 배어 있는 만큼 작품은 진하고 긴 여운을 남깁니다. 나무가 전해 주는 이야기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가슴 한편이 따뜻해집니다.
《나무처럼》은 낡은 5층 아파트에 이사 온 은행나무가 자라는 과정, 시간의 힘을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1층 높이였던 나무가 점점 키가 자라 2층, 3층, 4층, 5층까지 자라면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야기는 나무의 성장담이지만, 좀 더 깊게 글과 그림을 읽어 나가다 보면 그것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임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창문’을 통해 세상을 내다보는 시간, 홀로 견뎌내야 할 ‘밤’의 시간…. 더불어 독자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 내고 있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은행나무가 마침내 하늘을 향해 가지를 쭉 뻗었을 때, 다시 한 번 ‘희망’을 떠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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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저자) | 대한민국 작가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고, 2010년에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 《그리미의 하얀 캔버스》, 《나무처럼》이 프랑스를 비롯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대만에 수출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오페라 프리마 상’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내 머리에 햇살 냄새》, 《안네의 일기》 등의 여러 책에 삽화를 그렸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을 말랑하게 만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은행나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래되고 낡은 5층 아파트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이사를 왔습니다. 이제 막 열 살이 된 나무는 키가 1층 높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층에는 장미 피아노 교습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치는 피아노 소리가 창밖으로 넘어와 새들도 고양이도 함께 들었지요. 시간이 흘러 열네 살이 되자 키가 2층 창문 높이까지 자랐습니다. 그곳에는 화가 아저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무는 아저씨의 그림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았지요. 기쁘고 설레는 경험이었습니다.
열일곱 살이 되자 나무는 3층까지 올라갔습니다. 3층에는 콩이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콩이는 다섯 강아지의 아빠였지요. 나무는 콩이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사층 창문 너머로 가족사진을 보며 홀로 앉아 있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자 나무도 슬퍼졌습니다. 스물다섯 살이 되어 올라간 아파트 꼭대기 층에는 텅 빈 방만 있었습니다. 혼자 있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나무는 ‘나는 어디까지 자랄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은행나무는 가지를 아파트 지붕 위로 쭉 뻗었습니다. 멀리 오래된 아파트 너머에서 나무들의 인사 소리가 바람을 타고 건너와 가지 끝에 머물렀습니다.


은행나무의 성장을 통해 보는
작가의 삶, 그리고 우리의 삶

5층으로 함축해서 나타냈지만 은행나무가 보는 것은 결국 세상입니다. 그리고 은행나무의 시선은 곧 작가의 시선입니다. 작가 역시 20대에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후 새로운 마을에 이사를 온 듯 낯설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그림책 작가로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기대와 설렘이 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그림책 작가로 살아가기란 참 녹녹찮은 일입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가는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3층으로, 3층에서 4층으로 옮겨가며 세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5층을 너머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 한 권의 그림책에서 작가의 성장을 그림으로 만나게 되는 일은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펀하고 부드러운 선과 색으로 그려진 그림 곳곳에는 세계를 향한 작가의 관심과 애정이 묻어납니다. 1층의 피아노 교실과 화가의 캔버스, 캔버스에 담긴 나무의 모습이 그러하지요. 작가는 조심스럽게 한 층 한 층 올라갔습니다. 4층에서 만난 할머니, 5층의 빈 집,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 하는 밤의 시간은 아마도 모든 작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또 갈수록 복잡해지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 할 우리 아이들의 모습, 가족을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엄마, 아빠의 모습일 것입니다.
《나무처럼》의 은행나무는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낡은 아파트 너머에 사는 저 나무들처럼, 우리 곁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많은 이웃들이 있다고 말이지요. ‘홀로’가 아니라 ‘함께’ 삶을 살아 나가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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