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 앞에 나타난 이상한 흡혈귀,
그리고 케이를 노리는 또 다른 흡혈귀
왠지 모르게 자꾸만 일이 꼬이는 날이 있어요. 늘 시간 맞추어 오던 버스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지각을 하기도 하고, 하필 친구와 약속을 잡은 날 급한 볼일이 생기기도 하지요. 케이네 앞집으로 토마큘라가 이사 오던 날도 그랬어요. 비는 쏟아지는데 우산은 없고, 그날따라 엘리베이터는 고장이 났지요.
‘토마큘라’는 케이가 붙여 준 이름이에요. ‘토마토를 좋아하는 드라큘라’라는 뜻이지요. 토마큘라는 흡혈귀이지만 사람의 피를 마시지는 않아요. 대신 잘 익은 토마토를 먹어요. 처음에는 케이도 토마큘라가 다른 흡혈귀들처럼 사람을 무는 줄 알고 기겁했어요. 집 안의 문은 모두 걸어 잠그고 이불 속에 꼭꼭 숨어 있었어요.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바지에 실수까지 했답니다. 다행히 토마큘라가 조금 특별한 흡혈귀인 것을 알고는 마음을 놓았지요.
케이에게는 가족이 없어요. 아빠는 누군지도 모르고 엄마도 3년 전에 돌아가셨지요. 케이를 맡아 키우기로 한 이모는 오로지 케이 엄마가 남긴 유산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세계 각지로 여행 다니며 유산을 쓰느라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어요. 그런가 하면 토마큘라도 아주 오래 전 아내를 떠나보내고 홀로 살았어요. 처지가 서로 닮은 탓인지 케이와 토마큘라 사이에 묘한 우정이 싹틉니다.
어느 날 케이네 반에 새로 담임선생님이 왔어요. 코가 높고 푸른 눈을 가진 낸시 선생님이었지요. 예쁘고 어려 보이는 낸시 선생님을 아이들 모두가 좋아했어요. 그런데 케이는 선생님이 좀 이상했어요. 우연히 케이네 집에 찾아왔을 때도 말과 행동이 어딘가 수상쩍었어요. 토마큘라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케이는 또다시 서늘한 기운을 느낍니다.
무서운 이야기는 늘 흥미진진해요. 조마조마 가슴 졸이면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자리를 뜰 수가 없지요. 흠뻑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토마큘라》 속 흡혈귀 이야기도 그래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하고,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하지만 책장을 자꾸 넘기게 된답니다. 독자들의 마음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작가의 글 솜씨에 그림 작가의 개성 넘치는 그림이 더해져 ‘읽는 즐거움’이 가득한 동화책이 되었지요.
읽을거리도, 볼거리도 많은 요즘, 아이들은 점점 책에서 멀어지는 듯합니다. 더욱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마지못해 독서를 하다 보면 영영 책에서 마음이 떠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책 읽기는 ‘즐거움’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토마큘라》는 아이들이 궁금해 할 ‘흡혈귀 이야기’를 새롭게, 재미있게 풀어 나가는 책이랍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책 속으로 빠져들 거예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 2019년 책나눔위원회 6월의 추천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