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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밀정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작성자 : 짱꾸라 / 작성날짜 : 2020년 10월 19일

나는 밀정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답답했다. 그리고 반성이 먼저 앞섰다.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왜 그럴까,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 가지 명확한 부분이 잡혀왔다.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문제라 치부해버리면 그만이지만 나라의 근간이 흔들려 버리는 일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선 독립운동과 친일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차분히 정리해봤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독립운동가들이다. 다음으로는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들, 마지막으로 독립운동가들에 후손들이다.


우선 책에 언급되어진 독립운동가들의 존함은 이렇다. 임시정부를 지원한 곽윤수 선생,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 선생, 무장항쟁을 이끈 이범윤,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쓰러트린 안중근 의사, 청산리 전투를 승리한 김좌진 장군, 만주의 호랑이라 불리는 홍범도 장군, 의열단을 이끈 김원봉 단장, 임시 정부의 비밀 자금줄을 된 경주 최부잣집 사람들 등이다. 두 번째로 나라를 팔아먹은 대표적 친일파들, 수없이 많다. 을사오적이라 불리는 이들, 학부대신 이완용,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군부대신 이근택, 농상공부대신 권중현과 일진희 관련자 송병준, 이용구, 친일 집안으로 유명한 윤치호 형제들, 친일문학가의 선구자격인 이인직과 일제강점기 시절 유명했던 이광수 등이 떠오른다. 머릿속에 계속해서 친일인사들이 떠오르지만 생략하고…….


이 책에서 다룬 밀정들에 대한 얘기를 잠시 해보자. 추천사를 쓴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상임이사는 밀정을 이렇게 정의했다.


"밀정! 이들은 단순한 매국노나 부역자가 아니었다. 항일 대오 속에 잠입해 독립운동을 내부로부터 파탄시키려 한 가장 악질적인 민족반역자였다.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최일선에서 보위하고 있던 경무국에까지 밀정을 침투하고 있었으며, 구성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일제에 보고되는 형편이었다. 책을 읽노라면 독립투사들의 동가숙 서가식하는 신산한 삶이 저절로 떠오를 수밖에 없게 된다."(p.5)


단순한 매국노, 부역자가 아니라 가장 악질적인 민족반역자라고 했다. 또한 1장에서도 밀정을 이렇게 나타내고 있다. 인용해 본다.


"‘일본군 100명보다 밀정 하나가 더 무섭다.’"(p.10)

"밀정은 우리 안에 불신과 의심, 갈등, 분열, 그 모든 악취 나는 것들을 심어놓는다. 단지 내부 정부가 유출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중요하지만, 특정 시점에 한정된 문제일 수 있고, 어떤 정보인가에 따라 위기의 정도가 그때그때 다를 수 있다. 진짜 문제는 밀정이 독립운동의 지속성과 동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소멸시킨다는 데 있다. 일본군 100명이 쳐들어오면 우리끼리 똘똘 뭉쳐 대항하기라도 하지만, 밀정 한 명이 우리 안에 심어졌다고 판단되면 그 순간부터 도대체 뭉칠 수가 없다. 의심은 인간의 본성이다. 밀정은 거기에 불씨를 던지고 기름을 붓는다."(p.11)

 

밀정은 모든 악취 나는 것들을 심어 놓는존재이고 독립운동의 지속성과 동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소멸시킨다고 표현을 하고 있다. ‘일본군 100명보다 밀정 하나가 더 무섭다는 문장을 이해할 만도 하다. 이렇게 밀정은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섬뜩할 정도로 암적인 존재들이었다. 책에 언급된 유명한 밀정들은 하나같이 독립운동가들과 매우 가깝고 지근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배일 조선인 곽윤수 선생의 처남, 홍범도 장군과 함께 의병장으로 활약을 했던 밀정 엄인섭, 안중근의 동지였던 밀정 우덕순, 김좌진 장군의 최측근 밀정 이정, 홍범도 장군의 부하였던 밀정 예승준, 김원봉의 부하였던 밀정 김재영, 식민지 권력자 우쓰노미야다로 대장이 내린 지령을 받고 임시정부를 파괴하려한 밀정 김규흥. 그밖에도 김구 선생을 암살하려고 일제는 밀정 한태규, 오대근, 임영창, 박창세를 동원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유명한 독립운동가들 옆에는 항상 밀정이 따라 붙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했다.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들의 행동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동지를 팔아먹는 행위까지 서슴없이 한 것을 보니 참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제에 넘어간 밀정들은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보장과 돈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짓들이었고 묵과할 수 없는 것들이다. 분명히 이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 용서받지 못할 자들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밀정 활동을 했던 자들이 버젓이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았다는 점이다. 학계와 전문가들이 서훈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친일행각과 밀정 노릇을 한 자들이 어떻게 독립유공자로 둔갑을 할 수 있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 속히 바로 잡아야 할 것들이다. 이 글을 쓰면서 한 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고 앞에서 언급했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후손들이다. 친일 후손들과는 달리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대부분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 말이다.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후손들에 대한 처우가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을 하고 싶다.


"셋째,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들이 중요하다. 일본 경찰이 보기에 3·1운동 주도자급 인물이지만 우리 역사가 공인하지 않은 사람들. 말하자면 역사에서 휘발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휘발된 것일까?"(p.231)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밀정, 우리 안의 적>11장 제목을 “3·1운동 계보도 - ‘휘발된 사람들을 찾아서라고 했다. 이 제목에서 집중해야 할 두 단어가 있다. ‘휘발된 사람들이다. 독립운동을 했지만 기록에 남겨지지 않은 자들이다. 2019년 여름 한국방송 탐사보도부 밀정 취재팀들이 끈질긴 취재로 인해 2명의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냈다. 주익 선생과 이강우 목사다. 주익 선생은 100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았고 3·1운동 계보도에 등장한 숨은 주역 4명도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았다. 노헌용 선생, 이굉상 선생, 김이순 선생, 임응순 선생이다. 아직도 역사에서 휘발된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숨은 주역들의 행적을 확인하고 재평가하는 일이 시급하다.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2019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KBS 시시기획 창에서 밀정 2부작을 방영했다. 이 방송에서 밀정을 어두운 자식이라고 했다. 독립운동가들을 일제에게 팔았던 밀정의 정체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 책 말미에 탐사보도부 밀정 취재팀들의 향후 과제가 하나 남아 있다고 쓰여 있다. 마지막으로 인용을 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우리 취재진에게도 향후의 과제가 하나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의 밀정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 스며든 밀정의 흔적을 추적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것을 탐구하다 보면 독립운동의 이면사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대중에게 밀정의 치명적 존재상을 드려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고 바라본다."(p.247)

 

2020. 10. 18.

늦은 오후에 글을 남기다

 

사족

친일파와 밀정 중 누가 더 악질일까?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상임이사가 추천사에서 쓴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가장 악질적인 민족반역자라고. 밀정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성과의 결과물이 앞으로도 나타나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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