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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교 세책점 리뷰

작성자 : 나날이 / 작성날짜 : 2021년 08월 13일

아동들의 책을 가끔 읽는다. 아이들과 소통을 하기 위한 나름의 생각 때문이다. 아이들과 소통을 하면서 평생을 지내온 나로선 동화나 동시 등이 많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런 이야기책도 그런 각도에서 봐도 좋을 듯하다. <책비>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책을 통해 소통하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글이다.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들고, 아이들의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책의 배경은 조선후기다. 연암이 살았던 시기라고 보면 되겠다. 어린아이가 어렵게 성장하면서 가치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아마 독자인 아이들에게 많은 격려와 힘이 될 듯하다. 지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세워나가는 겸이의 삶은 독자에게 많은 귀감이 되게 한다. 책이 책을 소재로 하고 있기에, 어느 시대든지 귀한 존재로 통용되는 것이기에 이야기가 귀하게 다가온다.

 

천안 하릿벌에 사는 겸이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시장에 가기를 좋아했다. 시장에 가면 이야기꾼이 있어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와 누나들을 모아 놓고 재현을 했다. 모두 재미있게 들어주며 이야기를 잘 한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겸이는 그것이 좋아 아버지에게 매 장날이 되면 장에 가자고 조르기도 했다. 아버지는 그러자고 했지만 일이 바쁘고, 또 일이 생기고 했기 때문에 그것이 쉽지가 않았다.

 

그러는 가운데 아버지가 마름으로 있는 집의 주인이 죽었다. 그 뒤처리를 아버지가 다 감당했다. 어머니와 누나들도 일을 거들었다. 그 일이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가 쓰러졌다. 전염병에 걸린 것이다. 다른 식구들도 그랬다. 겸이만 그렇지 않았다. 그때 안성에 사는 외삼촌이 그곳에 들리러 왔다. 어머니는 외삼촌에게 겸이를 안성에 좀 데리고 가라고 했다. 전염병이 도는 그곳에 둘 수 없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외갓집에서 있는 잔치 때 겸이를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시간이 흐르고 잔치가 행해져도 가족들은 겸이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겸이는 고향 천안에 있는 식구들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외삼촌을 졸라 천안에 가보자고 한다. 마지못해 천안으로 간 외삼촌과 겸이는 못 볼 것을 본다. 집이 있는 곳은 모두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가족들은 모두 죽었다고 한다. 겸이의 집은 감염병 환자들이 있는 집이라서 관청에서 태웠다고 한다. 겸이는 넋을 놓아 버린다. 외삼촌은 그런 겸이를 안성에 다시 데리고 간다.

 

안성에서 살게 된 겸이는 외가에서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보부상인 외삼촌이 한양으로 갈 때 자신도 데리고 가달라고 한다. 삼촌은 어쩔 수 없이 겸이와 동행해 한양으로 간다. 그런데 한양 성문 앞에서 겸이는 초라한 외양 때문에 제지당하여 들어가지 못하고 외삼촌만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외삼촌은 성문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볼일을 보러 성안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기다리던 외삼촌과 헤어지게 된다. 겸이가 외삼촌을 찾는 과정 속에서 도둑으로 돌리게 되고, 쫓기면서 못 만나게 되는 것이다. 겸이는 혼자 살고 있는 봉수를 만난다. 봉수는 겸이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아이다. 봉수는 딱한 겸이를 자신의 거처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같이 생활하면서 외삼촌을 찾는 것을 도와준다. 하지만 외삼촌은 만날 수 없게 되고, 겸이는 혼란스러운 생활을 한다.

 

염병으로 부모님과 누나들을 잃고 외삼촌마저 숭례문 앞에서 헤어져 도성 안에 흘러 들어온 자신이 서글퍼졌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p98

도성에서 처음 생활할 때의 겸이의 마음 상태를 잘 드러내고 있는 구절이다. 겸이가 어떻게 해서 한양에 살게 되었는가도 드러난다. 당시에는 염병이 돌면 고아가 되는 아이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같이 살게 된 봉수도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껴 겸이를 옆에 두게 되는 것이다. 둘은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그런 가운데 봉수가 똑똑해 성안에 있는 도기 상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봉수는 겸이를 혼자 둘 수 없어, 또 겸이가 원하기도 해서 같이 도기 상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 그래서 겸이는 성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글을 알아야 셈을 할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는 봉수는 겸이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간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남산골 샌님 박 선비가 운종가에 책방을 열고 일을 할 수 있는 아이 한 명을 구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봉수는 겸이에세 딱 맞은 일이라 생각해 알린다. 겸이는 그곳에 지원을 하게 되고 결국 수포교 세책점에서 일을 하게 된다.

 

세책점은 요즘 말로 하면 서점이다. 책을 빌릴 수 있고 책을 구입할 수도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겸이는 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한다. 책을 빌려주면서 책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책이 손상되기도 하면서 주인에게 꾸중을 듣기도 하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지혜를 짜기도 한다. 또한 서점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다시 용서를 받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람들과 연을 맺어 나간다. 겸이가 맺은 연 중에 여러 마님들에게 불려 다니면서 책을 읽어주는 책비 옥정은 마음의 의지가 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옥정은 겸이 보다 2살이 많다. 그리고 겸이의 책과 관련된 일을 크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겸이가 고친 금방울전을 부인들에게 읽어주면서 좋은 평을 듣게 되고, 그것을 겸이에게 전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드는 일에 탄력이 붙게 하는 것이다.


역사적인 인물로는 연암이 등장한다. 연암이 직접 인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연암이 쓴 열하일기가 시중에 유명 서적이 된다. 요즘으로 하면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겸이도 연암을 본 것으로 표현해 준다. 동시대라는 말이 되겠다. 그런데 조정에서 이야기책이나 개인의 기록물 등을 읽는 것은 선비들의 문장을 가볍게 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서점이 잘 운용이 안 되기도 한다. 서점이 어려운데 책에 낙서하는 경우도 생기고 불에 타는 경우도 생긴다. 그것이 겸이가 아는 인물을 중심으로 일이 일어나니까 질책을 받기도 한다. 그 일들이 기회가 되어 책에 대해 보완하는데 마음을 쓰게 된다.



겸이는 손상된 책의 마지막 부분을 자신이 보완해 기록해 완성시켜 보기도 한다. 또한 기존의 이야기책을 자신의 색깔로 고쳐서 재창작을 해보기도 한다. 그것이 주인에게 인정을 받고 주인이 필사를 해서 서점에 전시하는 상황을 만들기고 한다. 그 책을 가져간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겸이의 이야기책에 대한 각색은 속도가 붙는다. 이야기에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것이다. 토끼전, 춘향전 등을 약간씩 고쳐져 내놓기도 하고 금방울전은 마지막 떨어져 나간 부분을 재구성해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것이 이 책의 줄거리가 된다. 책을 보는 사람들이 큰 호응을 하게 되고 일약 어린 작가가 되어 자신의 책을 가지기도 하게 된다. 나름의 일가를 이루는, 주인이 책방을 맡길 정도가 되는 인물이 되어간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어떤 사람이 겸이를 찾는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 사람은 보부상이라고 한다. 겸이는 보부상인 외삼촌을 만나러 간다. 그 만남이 이야기의 마지막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에 대한 귀함을 마음에 담게 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가 책이라는 것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그려나가고 있는 글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일을 만날 수 있음을 얘기한다. 고진감래라고, 이 글에서 겸이는 외삼촌도 만나고 책점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스스로도 이야기책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뜻이 되리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못 된 길을 가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겸이를 보면서 삶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 그것은 이렇게 곳곳에서 선의의 사람들에게 귀한 친구가 되고 있음을 우 리는 본다.

 

아이들을 위한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 이 시대에 그려낼 수 없는 문제가 되는 이야기들을 그려보고 있다는 것 의미가 크다. 시대와 본질적인 사람들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재미나는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 시대의 안타까움은 좀 느낀 바가 있다. 모두가 잘 살아가는 즐거운 살이 되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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